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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ld Report] 엑트엔지니어링(주), 물류 자동화 미개척지 ‘박스 커팅’을 정복하다 정대상 기자입력 2023-08-29 09:58:50

엑트엔지니어링(주)이 자동화 업계에 박스 커팅 머신 ABC1000을 공식적으로 선보인지 약 반년이 지났다. SF+AW 2023 현장에서 초기 모델을 공개한 이후 실수요자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칼날 디자인부터 시스템 전반에 이르기까지 업그레이드를 진행했고, 현재는 대형 물류기업 현장 테스트에 본격적으로 투입하는 상황이다. 본지에서는 물류 자동화 업계의 난제였던 박스 커팅 작업의 자동화에 성공한 엑트엔지니어링(주) 최영수 대표이사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엑트엔지니어링(주) 최영수 대표이사 / 사진. 여기에

 

Q. 박스 커팅 로봇 시스템 ‘ABC1000’에 대해.
A. ABC라는 모델명은 ‘Act Engineering Box Cutting’을 의미한다. ABC1000은 암 리치 1,000㎜의 스카라 로봇을 적용했다는 의미로, 올해 3월 SF+AW 2023에 처음 출품한 이래 업계에서 상당히 좋은 호응을 얻었다. 대형 물류 업체나 유명 이커머스 업체부터 대기업 생산라인까지 많은 문의가 있었고, 미팅 과정에서 업체들이 박스 커팅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Q. 왜 그간 박스 커팅 작업은 자동화되지 못했나.
A. 자동화를 시도한 업체들은 적지 않다. 우리도 전시회에 참가해 여러 업체들을 만나 봤고, 전시 이후에도 소통한 업체들이 꽤 있는데, 결론적으로 자동화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콘셉트가 우리와 달랐다. 예컨대, 박스를 밀봉한 얇은 테이프를 커팅하기 위해 6축 다관절로봇과 3D비전을 사용하는 형태가 보편적인데, 이 방식은 정확한 위치에서 커팅을 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고, 작업 속도도 한계가 있어 자동화를 완성시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Q. ABC1000은 왜 스카라 로봇을 사용하는지.
A. 부가적인 시스템을 차치하고서, 단순히 로봇만 비교해도 박스 커팅 작업에서는 6축 다관절로봇보다 스카라 로봇이 훨씬 빠르고, 반복 정밀도도 높다. 이런 특징이 ABC1000의 콘셉트를 구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ABC1000은 박스의 종류나 커팅 방법 등 디테일한 환경 설정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략 시간당 450박스를 커팅할 수 있다.

 

일반적인 물류 컨베이어 시작 지점에 설치 / 사진. 엑트엔지니어링(주)

 

상자 입고 지점에 분류 시스템 적용 / 사진. 엑트엔지니어링(주)

 

디팔레타이징 시스템과 인라인 구성 / 사진. 엑트엔지니어링(주)

 

Q. PLC가 없다고 들었는데.
A. 엑트엔지니어링(주)(이하 엑트엔지니어링)은 일본 시바우라(舊도시바기계)의 국내 협력사로, 로봇과 관련해 다양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ABC1000은 시바우라의 로봇 컨트롤러만 사용해 장비를 완성시켜 외부 PLC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박스 커팅 프로그램을 로봇 컨트롤러에 탑재하면 PLC 및 관련 시스템 통합을 위한 부품 가격을 절감하고, 장비 운용 시에도 유지보수 포인트가 적어지기 때문에 고객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작업 지연 요소가 없어 전반적인 사이클 타임도 빨라진다.


Q. ABC1000의 핵심 기술 ‘칼날’에 대해.
A. 박스 커팅 칼날은 ABC1000 개발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종이나 테이프를 자르는 역할로만 생각했는데, 실제 테스트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접하면서 오랫동안 개선과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쳤다. 장비 개발 이후 꾸준히 테스트를 전개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테이프 접착제로 인한 끈적임이나 고속 반복 작업에 따른 내구성 문제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더 긴 시간 테스트를 진행하며 칼날이 손상되기까지의 데이터가 확보되면 보다 구체적인 칼날 수명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Q. 장비 콘셉트를 벤치마킹하려는 기업도 있을 듯한데.
A. ABC1000을 출시하고 단기간에 많은 분야에서 문의가 왔다. 이 과정에서 여러 기업들이 박스 커팅 작업에 따른 애로사항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고, 실제로 대형 유통회사나 유명 이커머스 업체 뿐만 아니라 물류 자동화 업체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업계의 관심이 높은 만큼 벤치마킹을 생각하는 업체도 없지 않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관련해 장비를 출시하기 이전부터 우리 기술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전문가와 상담하고, 장비와 툴에 관한 핵심적인 몇개의 대분류 항목과 관련 세부 항목들에 대한 특허를 여러 건 출원했다. 한 편 단 순 히 스 카 라 로 봇 을 사 용 한 다 고 ABC1000과 같은 퍼포먼스를 실현하기는 어렵다 . 시바우라 로봇 컨트롤러에 임베디드된 ABC1000 프로그램은 별도의 패스워드 기능을 적용해 외부는 물론 시바우라측에서도 열어볼 수 없다. 이는 시바우라가 ABC1000 프로그램을 엑트엔지니어링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로 인정한 사례로 볼 수 있다.

 

Q. 시스템 설치는 간편한가.

A. ABC1000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기존 물류현장의 레이아웃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 손쉽게 라인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컨베이어가 시작하는 지점에서 작업자가 박스를 컨베이어에 올리고, 박스 커팅 작업을 수행하는데, 이와 같은 현장이라면 대부분 특별한 고민 없이 ABC1000을 설치할 수 있다. 장비 설치 레이아웃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물류현장에서 10명의 작업자가 컨베이어에 박스를 올리고 커팅해 토트박스에 담는 작업을 수행할 경우 대략 시간당 200~250박스를 처리한다. 여기서 박스 커팅 작업을 ABC1000으로 수행하고, 여유 인력을 그 외의 공정에 투입하면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이는 동시에 더 많은 박스를 토트박스에 담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는 제품 하역장에서 박스 테이프만 커팅해 작업자가 커터 없이 손으로 개봉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박스를 공급하거나, 디팔레타이저와 연계해 인라인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Q. ABC1000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
A. 가장 문의가 많았던 분야는 물류회사들이다. 굴지의 이커머스 기업 C사를 포함해 구체적으로 테스트 협의를 진행하는 곳들이 있고, 제약, 의류, 이차전지 등 각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Q. ABC1000과 관련해 향후 계획은.
A. 물류현장은 사람이 부족한 대표적인 작업현장이다. ABC1000은 작업자의 부상 위험이 높은 박스 커팅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인력 활용의 유연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이바지한다. 아직까지는 성공사례가 드물어 수요업체들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당사에서는 해당 업체들에게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샘플 테스트와 시연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비를 활용해 일정기간 고객사 현장에 무상으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한편 ABC1000의 출하 가격은 4인 작업장 기준 1년이면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했다. 박스 커팅 작업은 절단 수공구 상해나 근골격계 질환과 같은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대다수의 작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이다 보니 부상을 입어도 참고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자동화가 시급한 분야이다. 당사는 고객사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비 가격으로 빠르게 이 시장에 설비를 보급해 작업자의 부상을 방지하고, 기업이 물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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