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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디지털 트윈의 시대 ECAD로부터 DBAD로의 진화: AUCOTEC의 ENGINEERING BASE(1) AUCOTEC KOREA 최교식 기자입력 2019-06-10 09:36:29

1980년대 초 PC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상업용 CAD(Computer Aided Design)의 출시는 당시 전자화의 물결과 더불어 제조업 분야의 혁신을 이루어 낸 그야말로 세상을 바꾼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또 다시 제조업의 혁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독일의 Industrie 4.0으로부터 시작된 이러한 움직임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중심으로 한 산업 현장의 디지털화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림 1(그림. AUCOTEC KOREA)


디지털화는 과거 CAD 시절의 ‘전산화’와 분명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과거의 전산화가 사람의 관점에서 기존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던 업무를 컴퓨터 기술을 이용하여 편리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면, 디지털화의 핵심적 가치는 사람의 관점이 아닌 시스템에서의 정보 활용성 형상의 관점이다. 즉 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있어 정보를 활용하는 데 편리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동화에 그 목적이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사람만이 인식할 수 있는 정보를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화된 데이터로 변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설계 및 엔지니어링 정보의 최종 산출물이 CAD가 가지는 한계성은 명확하다고 할 수 있는데, CAD가 담고 있는 그래픽 정보를 사람이 이해할 수는 있지만 디지털화된 시스템이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CAD의 역사와 거의 같은 시기에 CAD에서 파생된 기술 중 하나가 전장/전기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ECAD의 등장이다. 통상적인 기구 설계가 ‘1품1도’로 개발되던 시기에 도면들 사이의 연계성과 정보의 분산 표현이 일반적이었던 전장/전기 설계를 위해 개발이 시작된 ECAD는 단순한 전산화를 넘어 일정 부분 라이브러리를 활용하거나 정보의 정합성 유지나 보고서 생성 등에 자동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ECAD는 CAD로부터 시작하여 3D CAD를 중심으로 디지털화의 방향으로 발전하는 혁신적인 시기를 맞았던 기구 설계 분야와 달리 여전히 큰 변화 없이 전장/전기 설계 및 엔지니어링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ECAD도 라이브러리 관리 등을 위해 일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기도 하였지만, 근본적으로 파일 기반 환경으로 디지털화에 부합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ECAD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솔루션이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DBAD(DataBase Aided Design)이고 대표적으로 독일 AUCOTEC 사의 ENGINEERING BASE가 여기에 해당한다. 디지털화에 부합하지 못함으로써 디지털 트윈 시대의 혁신에 제약이 되는 문제점에 앞서 이러한 한계는 협력성과 관리성이 강화되는 최근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 업무 환경에서 드러난 한계를 우선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 2(그림. AUCOTEC KOREA)

 

첫 번째 ECAD의 한계는 도면을 기준 정보로 하는 일방향의 정보 관리 체계라는 점이다. 즉 모든 정보의 기준이 특정하게 지정된 도면이고, 이러한 도면에서 추출된 정보를 통해서만 다른 도면 혹은 관련된 보고서들의 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른바 정-부의 관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방향의 정보 관리 체계는 갈수록 협력이 강화되는 설계 및 엔지니어링 워크플로우에 대한 제약으로 작용하는데, 항상 모든 워크플로우의 시작은 특정하게 지정된 도면의 작업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양한 조건의 협력 환경에서 제약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부품 리스트와 같은 보고서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항상 회로도의 수정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회로 담당자가 수정 작업에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차별화되는 DBAD의 특징은 기준 정보의 기준이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되는 데이터 그 자체라는 점이다. 즉 여러 가지 유형의 도면이나 보고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도식적으로 표현한 형태의 하나일 뿐, 단일한 데이터 자체가 기준 정보이며 데이터를 중심으로 도면 혹은 보고서와 연계성 정보를 관리하게 된다. 따라서 어떠한 도면 혹은 보고서든지 변경이 발생하게 되면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관련된 기준 데이터에 변경이 자동 반영되고, 또 이러한 변경은 도면 혹은 보고서 상에 흩어져 있는 표현의 자동화된 업데이트로 이어지게 된다. 즉 ENGINEERING BASE와 같은 DBAD는 정보의 원천인 데이터와 그 데이터의 다양한 도식적인 표현이나 보고서 어디에서 변경이 발생하더라도 실시간적이고 양방향적인 정합성 유지와 추적성 및 이력 관리성 확보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 데이터 기반의 동시성 있는 협력 환경을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협력 인원의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특정한 제약 없이 엑셀 문서의 Import만으로 기준 데이터를 업데이트하여 전체 도면을 업데이트할 수 있기 때문에 협력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워크플로우에 대처할 수 있다.

 

그림 3(그림. AUCOTEC KOREA)

 

두 번째 ECAD가 가지고 있는 한계는 근본적으로 파일 기반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파일은 오픈되어 메모리에 로딩되기 전까지는 비활성화 되어 폐쇄된 정보의 저장소 역할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누적되어 1,000 개의 설계 프로젝트 파일을 보유한 경우에 내가 원하는 특정 정보를 우리가 익숙한 인터넷 환경처럼 손쉽게 검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 다른 예로 각 설계 프로젝트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특정 설계 모듈이 변경되는 경우에도 이를 전체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업데이트하고자 하는 경우에 그 프로젝트가 파일로 관리되고 있다면, 이러한 업데이트 업무는 오로지 사람만이 수작업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고 업무 효율성적인 측면에서 재앙 같은 일이 될 것이다. 반면에 ENGINEERING BASE와 같은 DBAD에서 이러한 업무는 데이터베이스의 특성을 기반으로 자동화된 방식으로 이루 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과 같이 ‘프로젝트 A’에서 ‘설계 모듈 A’가 Revision 000에서 Revision 001로 변경이 이루어지는 경우 동일한 설계 모듈 A를 활용하여 구성된 다른 프로젝트에서 동일한 설계 모듈 A를 검색하여 자동으로 업데이트해줄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기능은 서버에 전원이 공급되는 동안에는 실시간 검색 및 변경을 지원하는 데이터베이스의 기본 기능을 감안하면 특별한 기능이 아니며, 통상적으로 Revision 관리 기능을 표현되며 지난 수십 년 간 역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에서 지원하고 있는 기능이기도 하다. 하지만 파일 기반 시스템인 ECAD를 적용한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기본적인 Revision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림 4(그림. AUCOTEC KOREA)

 

세 번째 ECAD가 가지는 한계는 외부 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 제약이다. 즉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파일 기반 시스템의 제약으로 인해 오직 Export와 Import 수준의 데이터 전달만이 가능하고, 외부 시스템과의 실시간 데이터 기반 연계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반면에 DBAD는 외부 시스템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이라면, 자동화된 데이터베이스 대 데이터베이스 통신 기능을 통해 데이터 레벨에서 다양한 실시간 연계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설계 및 엔지니어링 환경에서 대표적으로 이러한 연계 기능이 필요한 외부 시스템이 기구 설계를 위한 3D CAD이며, 이러한 연계 기능을 통해 효과적인 협력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연계 기능은 양측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되는 오브젝트(Object: 데이터의 집합을 정의하는 데이터 타입)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데 예를 들어 DBAD에서 이미 만들어진 오브젝트를 3D CAD에서 자동 생성될 수 있게 하고, 오브젝트 간 실시간 링크를 통해 DBAD와 3D CAD에서 각각 관리되지만 연계되어 있는 오브젝트 간 추적(Navigate) 기능을 제공할 수 있으며, 오브젝트의 속성 변경 등에 대해서도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통한 정합성 유지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전장/전기 분야에서는 하네스 설계에 이러한 연계 기능이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DBAD의 결선도에 반영되어 있는 커넥터나 와이어와 같은 오브젝트 정보를 3D CAD에서 자동화된 오브젝트 생성 혹은 매칭을 위한 기준 정보로 이용하고, 이러한 오브젝트를 이용하여 3D CAD에서 하네스 경로 설계를 통해 정확한 길이를 산출한 후 이러한 길이 정보를 와이어의 속성 정보로 DBAD에서 업데이트하여 제작도를 완성하는 방식에 활용될 수 있다.

최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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