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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로봇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② 2011년 로봇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② 한은주 기자입력 2011-01-11 00:00:00

로봇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②


2011년 로봇,

 

도약의 모멘텀 만들기 위한 깊은 고민에 빠지다

 

 

정확한 로봇시장 조사에서 제대로 된 사업계획 나온다


·로봇통계, 로봇업계에 희망을 주다
지난 2009년 우리나라 로봇산업 규모가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도인 2008년에 비해 23.4% 급성장한 것이다. 특히 청소·감시·보안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로봇 시장의 성장속도는 산업로봇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실시한 ‘2010년도 로봇산업 실태조사’의 결과다.
이 조사 보고서에서는 국내 로봇기업들의 총 생산액이 1조202억원으로 지난 2008년 8,268억원에 비해 1934억원(2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제조업용 로봇은 전년대비 18.6% 증가한 8,323억원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용 부품 조립로봇이 777억원, 전자부품 조립 로봇이 47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8.8%와 121% 성장했다. 또 시험검사용 로봇도 684억원으로 전년대비 82.8%나 증가했다.
2010년의 결과 역시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가 이어지며 제조용 로봇의 경우 기존 매출의 3배 이상씩은 달성했다는 이야기가 로봇업계 이곳저곳에서 들리고 있다. 이 같은 통계수치는 이제 로봇이 산업으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며, 로봇인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로봇통계, 조금 더 명확한 기준을 더하자!
지난 2004년 지능로봇산업 실태조사로부터 시작된 국내 로봇산업 통계가 여러 기관과 과정을 거치며 2009년 3월 한국로봇산업협회로 ‘국가승인통계’로 이관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1989년 로봇분야에 대한 기술수요 조사가 실시된 적이 있다. 이 조사 결과는 10월 최종보고서 형태로 정부에 제출되었고, 1990년대 유망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정책 자료로 사용됐다. 또한 1990년부터는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로봇 생산출하동향 표에 의해 매월 제조용 로봇의 생산수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선 업체별, 품목별로 구분된 조사결과는 정부, 관련 기관 및 업계에 알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발표되는 로봇통계에 신뢰를 보내는 이는 많지 않다.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로 조사됐기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로봇에 대한 개념조차 정의되지 못했던 때에 시작됐던 통계조사는 몇 년 새 주관기관이 바뀌는 등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으로 인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조금씩 나아지는 듯하다.
이제 조금 더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할 때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로봇통계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2011년 내에 로봇통계 TFT를 구성해 세계표준이 될 수 있는 통계기준을 준비할 방침이다. ‘산업발전에 있어서 통계를 가진 곳이 시장을 선도한다’는 생각을 갖고 가겠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시장조사는 어떻게?
먼저 기존에 발표된 통계수치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로봇업계 한 쪽에서는 현재 알려진 한국의 로봇통계가 부풀려져 오히려 미래시장을 흐리고 있다고 전한다. 자동화 산업 및 자동화 부품들과 겹치는 시장까지 로봇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착시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누가 보더라도 정확히 시장을 짚어주는 로봇통계 자료는 현재 로봇산업을 이끌고 있는 중소기업은 물론, 시장진출을 고려하는 대기업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원하는 기업들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명확한 기준으로 조사·분석된 통계자료 보고서는 로봇산업이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짚어지고, 아젠다(Agenda) 선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 로봇산업의 골(Goal)을 잡아주는 기반이 된다. 흔들리지 않는 골을 중심으로 로봇산업의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는 데에 이견을 내는 이는 없다고 본다.
누구도 하지 않은, 누구도 하지 못한 이 일을 우리가 먼저 완성한다면 세계 로봇시장을 선도하는 그 꿈은 훨씬 더 앞당겨질 것이다.

 

 

‘기본’을 지켜야 로봇산업이 산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인정하고 있듯 한국의 로봇정책은 서비스 로봇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아직 누구도 선점하지 못한 시장에서 먼저 시장을 연다는 것은 유리한 포지셔닝을 차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스피드가 중요해지는 시대에서 선점은 그 어떤 요소보다 강력한 경쟁력이기에 기업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경쟁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먼저 도입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코카콜라나 스카치테이프 등은 소비자들의 의식 속에 깊숙이 박혀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한 이러한 생각은 서비스로봇 중에서도 남들이 하지 않은 기술에 집중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미 시장을 형성하고 있거나(제조용 로봇), 오랜 기간 개발되고 있는 기술(핸드, 암, 모바일 등)은 등한시한 채.
하지만 뿌리가 튼튼해야 잎이 무성할 수 있다. 그동안 로봇산업의 기반이 될 수 있었던 기존 기술에 대한 지원 역시 꾸준히 진행되어 기본과 미래기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다.

 

·제조용 로봇, 놓칠 수 없다
2010년 FPD 및 자동차 산업 설비 투자가 이어지며 제조업 로봇 업계는 대부분 매출 목표를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했다. 2011년 시장에 대해서도 대체로 희망적이다. LCD 및 OLED 설비투자 계획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꾸준한 로봇수요처로 꼽히는 자동차, 태양광, 전자산업에서 역시 지속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제조업 로봇 시장은 전반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용 로봇시장의 성장은 서서히 멈출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런 상황에선 서비스로봇으로 치우치는 정부의 지원정책에 제조용 로봇업계는 더 큰 아쉬움을 토로한다. 물론 제조용 로봇은 아직도 성장할 여지가 남아있기에 중요하지만, 업계에서도 막연히 지원만을 바라서는 안 될 것이다.
제조용 로봇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부터 정리해야 한다. 혹자는 제조용 로봇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제조용 로봇을 넘어서 ‘프리미엄 산업’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소량 다품종으로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진 유연생산에 대응해야 한다. 고속화, 고정밀화 되는 산업에 맞춰진 유연생산 시스템 공급, 이것이 제조용 로봇지원의 이유가 될 것이다.

 

·로봇 팔과 모바일 기술만큼은 지키자
로봇연구자들에게 가장 식상한 기술 중 하나는 로봇 팔과 모바일 기술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연구되었기에 지금에서 연구하면 뒤따라가기만 할 것이란 생각에 이 둘을 제외한 기술개발에 몰두하게 된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진행된 이들 기술을 뒤늦게 시작하는 것에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봇을 상상하면 이동하며 팔을 이용해 물건을 옮겨주는 등의 움직임이 기본이 되기에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기술이다. 다행히 최근 국내 젊은 로봇인들이 이들 기술에 관심을 갖고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 역시 필요한 때다.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로봇산업 성장시킬 것… 한 목소리 낼 수 있어야


로봇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시작된 것이 어느덧 10여년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기술개발을 비롯한 시장 확대, 사업화 등에 신경 쓰던 로봇관계자들이 최근 새롭게 깨달은 무엇이 있다. 바로 ‘창의성, 그리고 아이디어’다.
정부정책의 집중적인 관심 속에 로봇개발에 집중했던 한 로봇관계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진 후 해외로 나가봤더니 ‘아차’싶었다고 한다. 더 나은, 더 발전된 로봇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 시대는 이미 지나 개발된 로봇기술을 기존 산업에 접목해 로봇기술을 활용하는 시장이 뜨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그 중요성을 전하는 로봇관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왜 이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있었을까? 굳이 설명한다면 로봇이라는 분야가 워낙 넓기에 이들이 모여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출범한 로봇융합포럼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 한 로봇관계자는 융합포럼에는 현장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이가 함께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 문제점을 찾았다.
로봇기술을 적용한 놀이동산이 중심인 전시회가 열리고, 로봇기술이 접목된 IT·전자기기들이 속속 나오는 지금, 로봇인들은 한 발 뒤로 나가 더 멀리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는 로봇정책을 이끄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로봇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수요부처에 찾아가 로봇기술을 소개하고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해줘야 한다. 창의성과 아이디어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나올 수 있다.

 

정부의 기업지원 “옥석을 찾아라!”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로봇에 대한 기대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1년 로봇관련 예산이 더 증가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로봇기업들의 눈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부의 지원을 기대해보기도 한다.

 

·해외기업과 동등한 상태로 경쟁하라
여전히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원하는 로봇기업이 있는 반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사업이 조금씩 줄여야 한다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선진국이 될수록 해외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해야 하며, 정부도 함부로 지원해서는 안 되는 시기에 다다랐다’고 주장한다. R&D나 특허, 과제수행 중심의 정책이 이제는 시장을 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요구를 읽은 정부 역시 2011년에는 2~3년 내에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미들테크(Middle Tech)라는 팔릴 수 있는 기술에 신경 쓰겠다고 전했다.
쉽지 않은 문제지만 정부가 나서기 시작했다. 시장을 여는 로봇기술, 로봇제품이 뜰 수 있는 환경이 조금씩 갖춰지고 있는 것이다. 로봇기업들 역시 이제는 R&D 과제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국내기업이든 해외기업이든 자주 만나고 커뮤니케이션해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좀비기업을 찾아라!
조금은 예민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지금은 잠시 건드려야 할 듯하다.
언제부터인가 로봇업계엔 ‘좀비(Zombie)기업’이 있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퍼지기 시작했다. ‘무기력한[반쯤 죽은 것 같은] 사람’이란 뜻을 갖는 좀비와 같이 로봇기업이지만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그런 곳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아무 것도 없던 바닥에서 ‘로봇’이라는 신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벤처기업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생겨났다는 좀비기업. 이들은 사업초기부터 엄청난 투자금을 받아 운영하며 실질적인 성과는 못 올리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정부자금을 받아 지금도 기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존재로 인한 손실은 단순히 투자금 뿐만이 아니다.
로봇산업 현장에서 밤낮없이 일하는 진짜 로봇기업들에게는 이 지원금이 돌아가지 않아 결국 지원받을 만한 벤처기업은 서서히 사라지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촉망받는 로봇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한국의 로봇산업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조금 더 눈을 크게 떠야할 듯하다. 옥석을 가리는 일은 산업성장에 있어 필요한 과정이다. 고름은 짜내야 치료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다.

 

로봇에 대한 장밋빛 희망, 한국만의 꿈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한국의 로봇산업 육성과 전략은 그것이 좋은 내용이든 그렇지 않든 정말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만큼 로봇에 대한 관심도 높고, 고민도 깊다는 얘기인지라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로봇산업만큼은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가 꿈꾸는 이 로봇에 대한 장밋빛 희망은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희망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로봇관련 세미나는 여전히 활발하다. 경제침체로 인해, iREX가 축소됐기 때문에 로봇산업도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은 한참 잘못됐다. 로봇관련 행사는 한 달 내에 적어도 4개 이상씩은 꾸준히 열리고 있으며, 전문화되고 구체적인 발표주제와 내용들로 진행되어 관련 시장의 트렌드까지 파악하게 해준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정부와 기업 모두가 열심히 뛰고 있음에도 로봇에 관한 이슈가 나오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할 뿐이다. 기술적 이슈, 사업적 이슈가 있어야 로봇이 관심을 받고, 이슈메이커로서 중심이 된다.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한국의 로봇산업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활동적인(Activity) 모습으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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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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