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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바람 부는 용접로봇, 新시장 개척에 나서다 -① 변화의 바람 부는 용접로봇, 新시장 개척에 나서다 -① 한은주 기자입력 2010-11-04 00:00:00

변화의 바람 부는 용접로봇, 新시장 개척에 나서다 -①

 

“용접로봇과 엔지니어링 기술의 결합이 만들어낸

 

                                                   고부가가치 시장”

 


로봇산업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엔 자동차산업의 발전이 숨어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여러 대의 로봇이 차체를 용접하는 장면은 최첨단 생산기술을 대표하는 장면으로 소개될 정도로 로봇은, 특히 용접로봇은 산업화의 첨병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 용접로봇에게 최근 작은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대 시장인 자동차산업을 벗어나 새로운 소재와 산업을 찾아 개성 있는 용접로봇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에서는 오랜 시간 한 자리에 머물러 있던 용접로봇이 보여주는 변화의 움직임을 따라가 보았다.

 

로봇시장 키운 용접로봇, 자동차산업에 기대어 성장
1960년대 중반 이후 세계적으로 증가한 로봇 자동화산업은 197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었고, 국내에서는 1980년대 몇몇 자동차 업계에서 소수의 로봇을 도입하여 자동차 용접라인에 시험용으로 사용하던 것이 지금처럼 발전해왔다.
초기 로봇 도입시는 수직관절형 로봇, 직각좌표형 로봇 등 여러 종류가 도입되었으나 자동차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짐에 따라 라인 플렉시빌리티가 좋은 수직관절형 로봇이 현재는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수직관절형 로봇의 대부분은 6축으로서 용접자세를 다양하게 할 수 있어 용접건, 치구, 로봇의 위치, 용접타점의 배분, 작업시간, 주변장치 등을 적절하게 선정하면 대부분의 용접타점이 로봇에 의한 작업으로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작업 전체를 시스템 엔지니어링하는 것을 총칭하여 적용설계라 한다. 적용설계의 초기단계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각 용접타점에 로봇이 용접할 때의 자세와 용접건에 대한 수평 및 수직인 면을 설정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을 취하였으나, 이러한 검토는 로봇의 자세를 판단하기 어렵고, 자동차 바디 표면에 굴곡이 많아 3차원적으로 용접건 및 주변장치와의 간섭체크가 어려웠다.
최근에는 CAD를 통한 3차원 검토가 가능함에 따라 적용설계시의 문제점을 대부분 해결하며 발전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위기, 용접로봇 업계에 시장개척 필요성 가져와
자동차 산업을 주 무대로 하는 국내 용접로봇 시장은 지난해 ‘꽁꽁 얼었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체감온도가 낮았다. 이는 로봇기업도, SI 기업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자동차 산업에 대한 투자가 보류되거나 감소된 상황이 이어졌다.
이 같은 위기는 용접로봇 업계에 새로운 시장개척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자동차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 기술인 용접로봇이지만 자동차 산업의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고, 그 경쟁 또한 치열하기 때문에 경기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로 용접용 로봇을 분산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속속 발표되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열고 있다.
로봇자동화를 이용하게 되면 생산과정이 더욱 간소화될 뿐만 아니라 제작, 생산 과정에서 착오를 줄일 수 있고, 그로 인해 장비의 품질이 떨어지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타 산업에서도 인지하게 된 것이다.
이제 자동차 산업과 함께 성장하며 로봇시장의 볼륨을 키웠던 용접로봇이 위기감을 느낀 후 새로운 시장을 찾아 꿈틀대고 있다.

 

중장비 산업의 후판 용접 부분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용접로봇에겐 또 다른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이 과정에선 특히 로봇의 강성 및 동기제어 등의 복합기술이 매우 중요한데, 유럽로봇들은 이미 이 분야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어 유리한 편이다.  사진은 ABB 로봇이 중공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모습.

 

국내 엔지니어링 기술의 눈에 띄는 성장… 특수산업에서 더욱 빛나
지난해 경제위기 여파로 하나의 프로젝트에 여러 로봇기업이 달려들어 피 튀기는 경쟁을 해야 했던 시기가 지나가자 극도로 예민해졌던 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투자를 멈췄던 고객사들이 움직이면서 로봇기업들이 바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부딪히던 경쟁사들조차 서로의 일정과 분위기도 모를 정도로 올 상반기는 각자가 맡은 일을 처리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 위기를 잘 넘긴 로봇기업들에게서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로봇기업에게 가장 큰 시장인 자동차 산업을 벗어난 특수 산업분야에서의 프로젝트 성공 소식이 그것이다. 특수 산업은 기존 샘플이나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에 그 로봇기업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더욱 신경 써서 진행되고 있는데, 그동안 이 분야는 각 로봇메이커의 기술담당자가 한국을 방문해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런 관행들이 올해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KUKA로보틱스 코리아와 ABB코리아가 특수 산업분야에서 한국 엔지니어의 기술만으로 이들 로봇시스템 구축에 성공한 것이다.
먼저 KUKA로보틱스 코리아는 그들의 시스템 파트너인 원테크와 함께 국내 최초 11축 로봇시스템을 구축해냈다. 용접작업을 수직으로 해 품질도가 높아 중공업 및 선박 제조분야의 선박/후판 용접 등에 널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BB코리아 역시 중공업 분야의 후판 용접에 신경 쓴 모습이다. 창원에 위치한 중공업 기업 B社에 용접로봇 시스템을 적용해 성공했는데, 이에 대해 고객은 물론 ABB 본사에서도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자동차 산업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이들은 기술력으로 무장해 특수산업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엔지니어링 기술이 눈에 띄는 성장으로 용접로봇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왜? 용접로봇 기업은 ‘조선업과 중공업’에 주목할까?
조선업과 중공업에 주목하고 있는 용접로봇 기업들이 많아졌다. ‘경기흐름에 영향을 받는 자동차산업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를 붙여 설명하기도 하지만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조선업과 중공업의 특수 분야가 자동차보다 ‘조금’ 더 재미있다는 이유도 한 몫을 차지한다.
지금껏 자동차 생산 라인에 들어갈 용접로봇 시스템을 수주하기 위해선 품질은 물론이고 가격경쟁에서도 밀려선 안됐기에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덤핑이나 출혈경쟁까지도 했다. 자동차 산업관련 고객들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알기에 그 상황을 즐기다가 상처만 남은 영광의 승자를 선택하곤 했다. 로봇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참 재미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새로운 시장이 나타났다.

 

조선업과 중공업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자동차산업에 비해 로봇 자동화율이 높지 않아 수요가 급성장하고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들에 대한 로봇 자동화 시스템에 대해선 어플리케이션 사례가 많지 않아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엔지니어에게는 재미를, 로봇기업에게는 고부가가치의 이윤을 창출하게 한다. 물론 처음이기에 어려움도 있지만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현재 이 시장으로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는 로봇기업들은 대부분 유럽계 로봇메이커다. 유럽시장에서는 이미 관련 레퍼런스를 쌓아왔었기에 국내에 유사 시장이 열렸을 때 조금 더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조선과 중장비라는 다소 무겁고 위험한 제품들이기에 이와 함께 하는 로봇 역시 내구성과 강성을 요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만족시킬 만한 로봇제품을 찾다보면 자연스레 유럽의 로봇메이커가 선택되기도 한다. 로봇 1대의 가격에 민감한 자동차 산업과 달리 파트 공급이 원활해야 하는 조선?중장비 쪽에서는 고가의 로봇이라도 안정적인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격경쟁에서 늘 밀려왔던 유럽계 로봇메이커의 아크용접 로봇이 그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엔고(円高)로 허덕이는 일본 로봇… 新시장 개척에 한발 늦다
로봇업계에서 지난해 경제위기가 가장 힘들었던 이들로 일본 로봇기업들이 꼽힌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외에도 일본 내에서의 경기침체가 이어져 많은 수의 감원 등 위축된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며 이 분위기가 달라졌다. 투자확대로 로봇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약 2배 이상의 수주가 쏟아진 것이다. 행복한 상황이었지만 일본 로봇기업에게는 곤욕이었다. 감원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문이 늘어 이를 대응하기에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일본 로봇기업은 이제 다시 1년 후를 봐야할 때가 됐지만, 업계에서는 “이번만큼은 일본이 한 발 늦었다”는 분위기다. 그 어느 곳보다 일본 로봇이 강한 힘을 보이는 한국이지만 계속되는 엔고(円高)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고, 이어지는 주문에 대응하느라 다음 시장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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